MOTOR SPORTS-WRC 제2전 아크틱 랠리

  • 조한열
  • 발행 2021-04-24 16:48
MOTOR SPORTS-WRC

제2전 아크틱 랠리

핀란드에서 열린 북극권 랠리 

현대, 핀란드에서 설욕전

WRC 제2전 아크틱 랠리


개막전을 망쳤던 타나크가 제2전 아크틱 랠리를 잡아 챔피언십 레이스에 복귀했다. 타나크는 초반부터 선두로 나서 위기 없이 질주했다. 반면 그 아래로는 치열한 접전이 많았다. 로반페라가 2위에 오르고 누빌이 포디엄 마지막 자리를 차지했다. 


WRC 유일한 스노 랠리인 스웨덴는 최근 몇 년간 이상 기온으로 눈 부족 사태에 시달려 왔다. 그리고 올해는 코로나 위기까지 겹쳐 부득이하게 취소되고 말았다.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핀란드에서 열리는 아크틱 랠리(Arctic Lapland Rally). 북극지방을 뜻하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핀란드 북부에서 열리는 풀 스노 랠리다. 툰드라 지역에서 열린다고 해서 ‘툰투리랠리’(Tunturiralli)라고도 부른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역사가 길어서 올해로 57회가 된다. 1978년에는 WRC에 잠깐 편입되기도 했는데, 다만 드라이버즈 포인트에만 합산되고 매뉴팩처러즈 포인트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당시에도 핀란드 랠리가 같은 해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번 역시 핀란드에서만 WRC가 두 번 열리게 된다.

티에리 누빌(현대)


극지방에서 열린 제2전
핀란드 북부 라플란드주 로바니에미는 북극권에 속하는 만큼 최저 기온 영하 30°에 이르는 강추위를 자랑한다. 덕분에 풍부한 눈과 단단한 얼음이 지천이다. 스웨덴 랠리와 마찬가지로 타이어는 스터드 한 가지. 노면 상황이 시시각각 바뀌는 몬테카를로와 달리 매우 심플하다. 타이어 둘레에 스파이크가 박힌 스터드 타이어는 눈과 얼음 노면에서 그립이 높고, 코스 레이아웃도 단순한 편이라 의외로 박진감 넘치는 고속 주행이 가능하다.

오이트 타나크(현대)

개막전 원투를 차지한 토요타는 홈그라운드라고 할 수 있는 핀란드에서 제2전을 맞았다. 오지에와 엘핀 에번스를 엔트리. 핀란드인 칼레 로반페라 외에 일본인 드라이버 카츠타를 아크틱 랠리에 이미 3번 출장시켜 경험을 쌓아 왔다.

거스 그린스미스(M스포트)


타이어 작전 실패로 쓴맛을 보았던 현대는 설욕전에 나섰다. 누빌은 코드라이버 교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몬테카를로에서 포디엄에 올랐다. 반면 개막전에서 2년 연속 불운했던 타나크는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그밖에 크레이그 브린은 올 시즌 첫 출전이다. 드라이버 육성 프로그램에서는 C2 컴페티션팀을 통해 피에르 루이 루베와 올리버 솔베르크를 엔트리 했다. 현대는 월드랠리카를 5대나 투입한 셈. 솔베르크는 원래 WRC2 클래스라서 i20 R5 랠리카를 타며 이번이 첫 월드 랠리카 탑승이 된다. 코드라이버인 존스톤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는 바람에 세브 마샬과 급하게 호흡을 맞추어야 했다.

M스포트 포드도 4대를 엔트리했다. 수니넨과 그린스미스가 메인이고, 이탈리아인 로렌조 발루텔리와 아크틱 랠리 우승 경험이 있는 핀란드 출신 베테랑 얀 투오히노를 기용했다.

크레이그 브린(현대)


처음부터 타나크가 선두로 나서

2월 26일 금요일. 오전 셰이크다운 테스트 후에 SS1 사리오야르비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31.05km의 장거리 스테이지로 고속 직선 구간이 많은 가운데 군데군데 테크니컬한 부분이 끼어 있었다. 오후에 SS1을 달리고, 같은 코스에서 SS2가 열렸다. 해가 일찍 지는 지역 특성상 SS2는 야간 경기였다.

칼레 로반페라(토요타)


타나크가 오전 테스트에 이어 SS1에서도 가장 빨랐고 브렌, 로반페라, 누빌이 뒤를 따랐다. 램프 포드를 장착하고 달린 야간 SS2에서도 타나크가 톱 타임이었다. 스페어타이어를 하나만 실어 무게를 줄인 도박이 주효했다. 그 결과 타나크가 첫날 종합 선두가 되고 브린, 로반페라, 누빌, 에번스, 수니넨, 가츠타 순. 월드 랠리카를 처음 타보는 올리버 솔베르크는 오프닝 스테이지 10위, SS2 4위로 첫날 종합 8위를 달렸다. 챔피언십 선두로 가장 먼저 코스에 나서야 했던 오지에는 눈 청소를 하느라 종합 9위. 초반 분위기가 좋았던 현대 C2의 루베는 SS2에서 타이어가 터져 시간을 허비했다.


엘핀 에번스(토요타)


6개 스테이지 달린 토요일

2월 27일 토요일. 대회 2일째인 오늘은 SS3~SS8의 6개 SS, 144.04km 구간에서 승부를 겨루었다. 3개 스테이지를 반복하는 구성. 하늘이 맑게 개고 기온은 영하 4℃였다. 오프닝 스테이지 SS3부터 타나크가 어제의 기세를 이어갔다. 솔베르크가 2위 누빌과 4.6초 차 3위.

현대 C2 컴페티션팀으로 엔트리한 올리버 솔베르크


SS4에서는 에번스를 필두로 로반페라, 오지에 등 토요타 세력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누빌, 브린, 솔베르크가 뒤를 이었다. 타나크는 스테이지 8위로 다소 부진했지만 종합 선두 자리는 유지했다. 대신 로반페라가 브린을 제치고 종합 2위로 부상. 수니넨이 9위로 떨어지면서 가츠타, 솔베르크와 오지에가 한 계단씩 올라섰다.

안드레아스 미켈센(톡스포트)


첫 번째 루프를 마감하는 SS5에서 다시 타나크가 톱 타임. 에번스, 오지에를 뒤따라 스테이지 4위를 기록한 솔베르크가 가츠타를 제치고 종합 6위로 올라섰다. 스웨덴 출신으로 눈길에 익숙하다고는 해도 처음 타보는 월드 랠리카, 게다가 원래 코드라이버도 아닌 상황에서의 맹활약.

야리 후투넨(현대)

서비스를 받은 후 오전 3개 스테이지를 반복해 달렸다. SS6에서는 타나크가 다시 톱 타임. 누빌이 0.2초 차 2위가 되면서 브린을 제치고 종합 3위로 올라섰다. 오지에도 가츠타를 제쳐 종합 7위로 부상했다. 토요일을 마감하는 SS8에서는 이번 경기 처음으로 누빌이 톱 타임. 스테이지 2위 타나크보다도 무려 12.3초 빠른 기록이었다. 덕분에 종합 2위 로반페라와의 시차를 1.8초로 좁혔다. 오지에는 스테이지 막판 연속 코너에서 우측 설벽을 들이박고 리타이어. 스노 랠리는 바닥에 쌓인 눈을 좌우로 밀어 달릴 수 있는 스테이지를 만드는데, 좌우에 높게 쌓인 눈 벽을 들이박을 경우 스핀 혹은 손상을 입게 되고, 이번 경우처럼 올라타면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세바스티앙 오지에(토요타)



타나크와 현대가 시즌 첫 승리

2월 28일 일요일. 아크틱 랠리 마지막 날은 22.47km의 아이타야르비 스테이지를 2번 달려 최후의 승부를 가렸다. SS9에서는 에번스가 톱타임. 로반페라와 누빌, 솔베르크가 뒤를 이었다. 종합 선두 타나크는 여유 시간을 충분히 살려 안전하게 달렸다. 종합 2위 로반페라와 3위 누빌의 시차는 불과 1.9초. 종합 5위인 에번스도 브린 후방 3.6초까지 따라붙어 종합 4위를 사정권에 들었다. 이제 남은 것은 파워 스테이지를 겸하는 최종 스테이지뿐. SS9를 다시 달리게 되지만 많은 차가 달리느라 달라진 노면 컨디션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는지가 관건. 로반페라가 톱 타임을 기록했고 브린, 누빌, 타나크, 오지에가 2~4위로 추가 점수를 챙겼다.

현대의 올레 크리스티앙 베이비


타나크가 초반 리드를 그대로 유지하면 제2전 아크틱 랠리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개인 통산 14번째 우승. 타나크 우승은 물론 누빌 3위로 더블 포디엄을 차지한 현대는 몬테카를로에서 구겼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었다. 홈그라운드의 로반페라가 개인 통산 최고인 종합 2위에 올랐고 현대팀의 누빌이 3위. 막판 도박 대신 매뉴팩처러즈 포인트를 더할 수 있는 3위 굳히기를 선택했다. 브린, 에번스, 가츠타, 솔베르크, 수니넨, 그린스미스, 라피가 뒤를 이었다. SS9 4위로 종합 5위를 노렸던 솔베르크는 최종 스테이지에서 눈 벽을 받는 실수로 아쉽게도 종합 7위가 되었다.

현대 C2 컴페티션팀으로 합류한 피에르 루이 루베


토요타와의 점수 차 11점으로 좁혀

타나크는 다음과 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번 승리는 정말로 중요하며 챔피언에서 많은 점수를 챙길 수 있었다. 핀란드는 라이벌의 홈그라운드인 만큼 당연히 부담이 컸다. 싸움의 양상이 복잡할 것을 알았지만 최종적으로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경기 이전 실시했던 테스트 때와는 완전히 다른 컨디션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엔지니어들의 많은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셰이크 다운에서는 새로운 것을 시험했고 그것이 잘 맞아떨어졌다. 랠리 개최지로서 이곳은 최적의 장소다. 이만큼 눈이 풍부하고 코스 성격이 독특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현대 티에리 누빌

드라이버즈 챔피언십에서는 로반페라(39)가 종합 선두가 되고 누빌(35)이 그 뒤를 바싹 쫓고 있다. 오지에와 에번스는 3위와 4위로 밀려났다. 매뉴팩처러즈 순위는 바뀌지 않은 가운데 현대가 45점을 쓸어 담으며 토요타와의 점수 차이를 11점을 좁혔다.

크레이그 브린(현대)

WRC 제3전은 4월 22~25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다. 2년 연속 취소된 프랑스 투르 드 코르스를 대신하는, 이번 시즌 첫 타막 랠리다.

오이트 타나크(현대)가 1위, 티에리 누빌(현대)이 3위




※ 1위 이하는 선두와의 시차





 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현대, 레드불, 토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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