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 '천원짜리 변호사' 연출 김재현 감독 인터뷰 공개

  • 조한열
  • 발행 2022-09-23 12:08


SBS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 ‘천원짜리 변호사’의 연출을 맡은 김재현 감독의 서면 인터뷰가 공개됐다.

오늘(23일)에 첫 방송되는 SBS 금토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는 수임료는 단돈 천원 실력은 단연 최고, '갓성비 변호사' 천지훈이 빽 없는 의뢰인들의 가장 든든한 빽이 되어주는 통쾌한 변호 활극. 연기력과 흥행파워를 모두 지닌 ‘믿보배’ 남궁민이 ‘스토브리그’ 신드롬 이후 SBS에서 2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드디어 베일을 벗는 남궁민표 변호 활극에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높아지는 상황. 연출을 맡은 김재현 감독은 남다른 감각으로 ‘천원짜리 변호사’라는 드라마를 소개해 흥미를 한층 높였다. 김 독은 “언젠가 편집자에게 ‘우린 김밥oo같은 드라마에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천원짜리 변호사’는 미슐랭 스타나 한우 투쁠 이런 게 아닌 김밥이나 라면 같은 드라마다. 누구든 땡기고, 누구든 쉽게 찾아가 먹을 수 있는. 사실은 배고플 때, 가장 많이 땡기는 맛. 찬장 안에서 언제든 꺼낼 수 있는 봉지라면처럼 말이다. 그런 음식을 잘 만들고 싶었다”고 밝혀 ‘천원짜리 변호사’가 선사할 감칠맛에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김 감독은 “법조물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만들었다”고 덧붙여 궁금증을 더했다. 그는 “‘이건 법조물이 아니야. 이건 천지훈이란 엉뚱한 히어로의 모험담이야’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가님들을 만나 ‘법정으로 가지 말자. 법 얘기는 그만 하고 사람들 얘기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랬더니 작가님들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고 하시더라. 천변은 내게 법조물이 아니었다. 엉뚱하고 신비스런 히어로의 천방지축 모험담. 그게 제가 만들고 싶은 천변이었다”고 말해 여타 법조 드라마들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그런가 하면 김 감독은 남궁민을 비롯한 배우들을 향한 깊은 애정과 신뢰를 드러냈다. 먼저 남궁민에 대해 “남궁민 선배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기분이나 태도를 참 섬세하게 살핀다. 그러면서도 의견교환에 거침이 없고 자기 주장에 확신이 있다. 


가끔 의견충돌이 난 적도 있지만 저는 그런 과정들이 너무 즐겁고 좋았다. 외롭지가 않았다. 대본에 대해서, 촬영에 대해서, 편집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든든하다. 한 번은 제가 코로나에 걸려 촬영이 스톱된 적이 있는데 격리기간 동안 가장 많이 통화한 사람을 보니 민 선배더라. 골방에 처박혀 대본이며 촬영본들을 확인하고 있다가 뭔가 막힌다 싶으면 무조건 전화를 했다. 


새벽 네 시든 다섯 시든 마구 마구 전화를 하며 서로를 깨웠다. 민 선배의 어깨와 등이 없었으면 저는 진작 무너졌을 것이다. 스태프들이 힘들 때, 현장의 텐션이 떨어질 때, 민 선배는 주저 없이 분위기를 이끌고 나아간다”며 굳건한 신뢰를 드러냈다. 또한 “민 선배한텐 쉽게 갖기 힘든 들불 같은 열정이 있다. 그 열정이 현장에 불을 붙인다. 에너지가 너무 막대해서 사실 가끔 걱정될 정도다. 너무 너무 뜨겁고, 너무 너무 반짝인다. 좀 진짜 좀 멋있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김지은에 대해서는 ‘어떤 역할이든 아주 당차게 해낼 수 있는 배우’라고 평했다. 김 감독은 “솔직히 말해서 나는 김지은 배우를 잘 몰랐다. 저랑 작가님이랑 남궁민 선배랑 넷이서 맥주를 마시면서 여주인공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민 선배가 강력하게 추천을 했고 ‘그렇다면?’하는 기분에 휩쓸려서, 맥주를 마시다 말고 바로 전화를 했다. 


보통 술 먹고 하는 결정은 모 아니면 도인 법인데 이번 결정은 모 중에도 최고의 모였다”며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이어 "실제로 작업을 해본 김지은은 말 그대로 ‘배우’다. 또 그 어떤 역할이든 아주 당차게 해낼 수 있는 배우다. 우리 대본은 애드리브에 열려 있는 대본인데 김지은 배우는 정말 뛰어 놀더라. 좀 주뼛주뼛하다가도 판이 깔리면 숨기고 있던 것들을 마구 마구 뿜어낸다. 깜짝 놀랐다. 그리고 술 취한 연기는 세계 최고다. 


에미나, 오스카, 칸에 주정뱅이 연기상 같은 게 있었으면 올해는 지은 씨가 따 놓은 당상이다. 여기서 더 놀라운 건 술을 안 먹는다. 정말 위대한 연기자다”라고 말해 극중 김지은이 선보일 만취 연기에 기대감을 심었다.

최대훈에 대해서는 ‘말 할 필요가 없는 배우’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흉부외과’라는 드라마 조감독이던 시절에 최대훈 배우를 처음 만났다. 그때 현장에서 진행을 보고 있으면 ‘어라? 이게 이렇게 되라고 써둔 씬이 아닌 거 같은데 왜 재밌지?’하는 느낌이 늘 들었다. 최대훈 배우는 대본 너머를 생각해오고, 감독 너머를 생각해온다. ‘컵을 드는 것조차’도 재미있게, 유쾌하게, 긴장감 있게 표현해주는 배우다. 



도대체 이런 생각은 언제 어떻게 해오는 건지 모르겠다. 제가 집에서 스물 네 시간 고민해 오는 것보다 훨씬 낫다. 최대훈 배우와 작업하면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기분이 뭔지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캐스팅 했다”고 극찬했다.

이덕화에 대해서는 ‘모두의 형님’이라는 호칭으로 친근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덕화 형님은 드라마 계를 통틀면 동생들이 아마 수 천명쯤 될 거다. 우리 모두의 형님 같은 분이시다. 워낙 호방하신데 현장 오시면 스태프들이 전부 좋아 죽는다. 캐스팅을 하기 위해 형님을 찾아 뵀던 날, 술 몇 잔 나누고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서 “엄마, 나 덕화형님이랑 있어.” 했다. 그리고 덕화 형님께 대뜸 폰을 내밀었다. 


다음 날 엄마가 “아들 성공했네.”라고 말씀하시더라. 말해 뭐하겠나. 백현무라는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따스함을 동시에 품고 있는 캐릭터를 대한민국에 그 누가 연기할 수 있을까. 이덕화 형님이 현장에서 늘 해주는 말이 있다. ‘연출은 실패해도 다음이 있지만 건강은 실패하면 다음이 없어. 그러니까 건강 잘 챙겨.’ 이런 분이다”라고 말해 훈훈함을 더했다.

이어 김 감독은 박진우에 대해 “박진우 선배는 정말 최고의 리액셔너다. 남궁민 선배나 김지은 배우와 합을 많이 맞췄는데, 박진우 선배 때문에 둘도 모르게 나 혼자 빵 터진 경우가 굉장히 많다. 둘이 사건 해결 때문에 한창 몰입하고 있으면 그 뒤에서 아주 진지하고도 익살스런 표정들을 주는데 그 포인트가 박진우 선배 코미디의 핵심이다. 



천지훈과 백마리가 마라맛으로 부딪힐 때, 진우 선배의 연기는 땅콩 소스처럼 튀어나온 맛들을 잡아준다”고 말했다. 나아가 “박진우 선배 캐스팅을 하려고 한창 만나고 있을 때 이런 일이 있었다. ‘스토브리그’의 공동 연출이었고 지금 ‘치얼업’을 찍고 있는 한태섭 감독이 전화가 와서 진우 선배에게 자기도 출연 제안하면 안 되냐고 했다. 그렇게 나는 오랜 친구 하나를 잃어버렸다. 누구에게도 뺏기고 싶지 않은 그런 배우”라며 흥미로운 캐스팅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공민정 배우에 대해서 “남궁민 선배가 이런 표현을 썼다. ‘공기로 연기하는 사람’. 자연스러움이 참 어려운 건데 민정 선배는 정말 숨 쉬듯이 표현을 한다. 그게 망가질까봐 사실 어떤 디렉션을 하는 게 조심스러울 정도다. 그래서 민정 선배가 표현하는 것들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발견’하려고 한다. 공민정 배우가 출연한 ‘좀비크러쉬 헤이리’라는 영화를 좋아했고, 그 영화를 보면서 ‘와 저 배우랑 같이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것은 연기인가, 생활인가.’ 가끔 진짜 웃음이 터진건가, 연기로 웃는 건가 구분이 안돼서 컷을 할지 말지 고민될 때가 있다. 민정 선배는 무엇보다, 얘기하고 있으면 재미있다. 그녀가 곰곰이 생각에 빠지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럴 때 그녀의 머리 안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이 되게 궁금해진다”고 말해 극중 공민정이 선보일 연기를 기대케 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천원짜리 변호사’만의 매력과 강점을 소개했다. 그는 “천지훈, 백마리, 사무장, 서민혁, 나예진. 인물들을 보는 맛이 아주 좋을 것이다. 아주 독특하고도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거대한 사건이나 음모, 휘몰아치는 서사, 이런 것보다 톡톡 튀는 여러 인물들이 여러 사건에 휘말리며 변해가는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나아가 “또 바라는 게 있다면 우리가 쉽게 잊고 사는 그 가치들, 어린 시절 마음에 품었던 희망과 용기. 사랑과 정의처럼 유치하지만 유치해서 소중한 것들, 현실이라는 우거진 정글에 가려져버린 그 소중한 꽃들을 이 드라마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틈이 생겼으면 한다. 아이들이 뛰어 노는 놀이터에서 우리 드라마의 노래가 불렸으면 좋겠다. 


쉽고, 편하고, 누구나 부를 수 있는 동요 같은 드라마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해 첫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한편 SBS 금토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는 오는 9월 23일(금) 밤 10시에 첫 방송된다.

[이하 인터뷰 전문]

Q1. '천원짜리 변호사'는 어떤 드라마인가?

“우린 김밥oo같은 드라마에요”라고 편집자 누나에게 말한 적이 있다. 미슐랭 스타, 한우 투쁠 이런 거 말고. 김밥, 라면 이런 거. 누구든 땡기고 누구든 쉽게 찾아가 먹을 수 있는. 사실은 배고플 때, 가장 많이 땡기는 맛. 찬장 안에서 언제든 꺼낼 수 있는 봉지라면처럼 말이다. 그런 음식을 잘 만들고 싶었다.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우당탕탕’, ‘천방지축’, ‘시원시원’, ‘뭉클뭉클’.. 우린 이런 드라마다.

Q2. '천원짜리 변호사' 연출에 주안점을 둔 부분은?

법조물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만들었다. ‘이건 법조물이 아니야. 이건 천지훈이란 엉뚱한 히어로의 모험담이야’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가님을 만나 그랬다. “작가님, 우리 법정으로 안 가면 어때요? 우리 법 얘기는 그만 하고 사람들 얘기를 하죠.” 작가님이 그랬다. “좋아요. 감독님. 우리도 그럴 생각이었어요.” 그 후로 천변은 내게 법조물이 아니었다. 엉뚱하고 신비스런 히어로의 천방지축 모험담. 그게 만들고 싶은 천변이었다.

Q3. 남궁민 배우에 대해

남궁민 선배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기분이나 태도들을 참 섬세하게 살핀다. 그러면서도 의견교환에 거침이 없고 자기 주장에 확신이 있다. 이 씬이 어떻게 나와야 하는지 왜 있는지 항상 토론한다. 민선배와 의견이 다를 때도 있고 맞을 때도 있는데 현장에서 가끔 의견충돌이 난 적도 있다. 저는 그런 과정들이 너무 즐겁고 좋았다. 외롭지가 않았다. 대본에 대해서, 촬영에 대해서, 편집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든든하다.

중간에 제가 코로나에 걸려 촬영이 스톱된 적이 있는데 격리기간동안 가장 많이 통화한 사람을 보니 민선배더라. 골방에 처박혀 대본이며 촬영본들을 확인하고 있다가 뭔가 막힌다 싶으면 민선배에게 무조건 전화를 했다. 새벽 네 시든 다섯 시든. 마구 마구 전화를 하며 서로를 깨웠다(웃음). 


민선배의 어깨와 등이 없었으면 나는 진작 무너졌을 것이다. 스태프들이 힘들 때, 현장의 텐션이 떨어질 때, 민선배는 주저없이 분위기를 이끌고 나아갔다. 민선배한텐 쉽게 갖기 힘든 들불 같은 열정이 있다. 그 열정이 현장에 불을 붙인다. 에너지가 너무 막대해서 사실 가끔 걱정될 정도다. ‘매 프로를 어떻게 이렇게 했을까?’ 싶어서. 너무 너무 뜨겁고, 너무 너무 반짝인다. 좀 진짜 좀 멋있다.

Q4. 다른 배우들에 대해

민선배 얘기를 너무 해서, 이 질문을 기다렸다. 먼저 김지은 배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김지은 배우를 잘 몰랐다. 저랑 작가님이랑 민선배랑 넷이서 맥주를 마시면서 여주인공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민선배가 강력하게 추천을 했고 ‘그렇다면?’하는 기분에 휩쓸려서 맥주를 마시다 말고 바로 전화를 했다. (이건 김지은 배우는 몰랐을텐데 여기서 고백한다) 보통 술 먹고 하는 결정은 모 아니면 도인 법인데 이번 결정은 모 중에도 최고의 모였다.

실제로 작업을 해본 김지은은 말 그대로 ‘배우’다. 또 그 어떤 역할이든 아주 당차게 해낼 수 있는 배우다. 우리 대본은 애드리브에 열려 있는 대본인데(솔직히 말하면 한 회의 거의 절반 가까이가 애드리브다) 김지은 배우는 정말 뛰어 놀더라. ‘이래도 돼요, 감독님?’ 하면서 좀 주뼛주뼛하다가 판이 깔리면 숨기고 있던 것들을 마구 마구 뿜어낸다. 깜짝 놀랐다. 아 그리고 하나, 술 취한 연기는 세계 최고다. 에미나, 오스카, 칸에 주정뱅이 연기상 같은 게 있었으면 올해는 지은 씨가 따 놓은 당상이다. 여기서 더 놀라운 건 술을 안 먹는다. 정말 위대한 연기자다.(웃음)

최대훈 배우에 대해선 말할 게 뭐가 있겠는가. '흉부외과'라는 드라마 조감독이던 시절에 최대훈 배우를 처음 만났다. 그 때 현장에서 진행을 보고 있으면 이런 느낌이 늘 들었다. ‘얼라. 이게 이렇게 되라고 써둔 씬이 아닌 거 같은데 왜 재밌지?’

최대훈 배우는 대본 너머를 생각해오고, 감독 너머를 생각해온다. ‘컵을 드는 것조차’도 재미있게, 유쾌하게, 긴장감 있게 표현해주는 배우다. 도대체 이런 생각은 언제 어떻게 해오는 건지 모르겠다. 한 번은 현장에서 대훈이형이 “감독님 이거 어떻게 생각해요?” 한 적이 있다. 사실 별 생각이 없어서 “형 생각대로 해요.” 했다. 그럼 제가 집에서 스물 네 시간 고민해 오는 것보다 훨씬 낫다. 대훈이형이랑 작업하면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기분이 뭔지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캐스팅 했다.

이덕화 형님은 드라마 계를 통틀면 동생들이 아마 수 천명쯤 될 거다. 우리 모두의 형님같은 분이시다. 워낙 호방하신데 현장 오시면 스태프들이 전부 좋아 죽는다. 캐스팅을 하기 위해 형님을 찾아 뵀던 날, 술 몇 잔 나누고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서 “엄마, 나 덕화형님이랑 있어.” 했다. 그리고 덕화 형님께 대뜸 폰을 내밀었다. 다음 날 엄마가 그랬다. “아들 성공했네.”

말해 뭐하나. 백현무라는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따스함을 동시에 품고 있는 캐릭터를 대한민국에 그 누가 연기할 수 있을까. 이덕화 형님이 현장에서 늘 해주는 말이 있다. ‘연출은 실패해도 다음이 있지만 건강은 실패하면 다음이 없어. 그러니까 건강 잘 챙겨.’ 그래, 이런 분이다.

박진우 선배는 정말 최고의 리액셔너다. 남궁민 선배나 김지은 배우와 합을 많이 맞췄는데, 박진우 선배 때문에 둘도 모르게 나 혼자 빵 터진 경우가 굉장히 많다. 둘이 사건 해결 때문에 한창 몰입하고 있으면 그 뒤에서 아주 진지하고도 익살스런 표정들을 주는데 그 포인트가 박진우 선배 코미디의 핵심이다. 천지훈과 백마리가 마라맛으로 부딪힐 때, 진우 선배의 연기는 땅콩 소스처럼 튀어나온 맛들을 잡아준다.

박진우 선배 캐스팅을 하려고 한창 만나고 있을 때 이런 일이 있었다. '스토브리그'의 공동 연출이었고 지금 '치얼업'을 찍고 있는 한태섭 감독이 전화가 와서 진우 선배에게 자기도 출연 제안하면 안 되냐고 했다. 그렇게 나는 오랜 친구 하나를 잃어버렸다. 누구에게도 뺏기고 싶지 않은 그런 배우다.

공민정 배우에 대해서 남궁민 선배가 이런 표현을 썼다. ‘공기로 연기하는 사람’. 자연스러움이 참 어려운 건데 민정 선배는 정말 숨 쉬듯이 표현을 한다. 그게 망가질까봐 사실 어떤 디렉션을 하는 게 조심스러울 정도다. 그래서 민정 선배가 표현하는 것들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발견’하려고 한다. 공민정 배우가 출연한 <좀비크러쉬 헤이리>라는 영화를 좋아했고, 그 영화를 보면서 ‘와 저 배우랑 같이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것은 연기인가, 생활인가.’ 가끔 진짜 웃음이 터진건가, 연기로 웃는 건가 구분이 안돼서 컷을 할지 말지 고민될 때가 있다. 민정 선배는 무엇보다, 얘기하고 있으면 재미있다. 그녀가 곰곰이 생각에 빠지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럴 때 그녀의 머리 안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이 되게 궁금해진다.

Q5. '천원짜리 변호사'만의 매력과 강점

천지훈, 백마리, 사무장, 서민혁, 나예진. 인물들을 보는 맛이 아주 좋을 것이다. 아주 독특하고도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거대한 사건이나 음모, 휘몰아치는 서사, 이런 것보다 톡톡 튀는 여러 인물들이 여러 사건에 휘말리며 변해가는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Q6. 어떤 드라마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어렸을 때 투니oo 채널을 틀어놓고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만화를 기다린 적이 있다. 만화가 끝나고 나면 놀이터에 나가 만화 속 주인공들을 흉내 내며 놀았다. 그때 마음에 심어진 게 있다. 희망과 용기. 사랑과 정의. 유치하지만 유치해서 소중한 것들. 사람들은 모두 그 때 마음에 품은 가치들을 키우며 산다. 시청률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보다 바라는 게 있다면 우리가 쉽게 잊고 사는 그 가치들, 현실이라는 우거진 정글에 가려져버린 그 소중한 꽃들을 이 드라마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틈이 생겼으면 하는 거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터에서 우리 드라마의 노래가 불렸으면 좋겠다. 쉽고, 편하고, 누구나 부를 수 있는 동요 같은 드라마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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