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연, 고속철도 터널 폭발음 80% 이상 저감 후드 개발

  • 조한열
  • 발행 2020-12-22 15:25
상어 아가미에서 아이디어 얻어 철도선진국 대비 터널 단면적 25% 저감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하 철도연)은 고속철도 터널의 공기 압축에 의한 폭발음을 줄이는 ‘터널 폭발음 저감 후드 기술’을 개발하여 현장 성능검증을 완료했다.

고속열차가 터널에 진입하면 터널 내부의 압력 변화로 인해 파동이 발생하고, 이 파동의 일부분이 터널 출구에서 폭발음과 같은 큰 충격성 소음을 일으킨다.


▲ 고성능 폭발음 저감 후드 구조체, 후드 구조체 내부의 수평통풍관

터널 주변의 민가와 축사 등에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터널 출구의 큰 폭발음 발생은 고속철도 설계에서 매우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다.

항공기가 음속을 돌파할 때와 비슷한 폭발음이 지상에서 발생하는 셈인데, 이를 미기압파(micro pressure wave), 또는 터널 소닉붐(tunnel sonic boom) 이라고 부른다.

고속철도 터널 출구의 이러한 폭발음을 줄이기 위해 많은 나라들이 터널 단면적 확장, 터널 입구에 압력구배 저감 후드 설치, 고속열차의 전두부를 길게 설계하는 방법 등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터널 단면적을 크게 하면 철도건설 비용이 상승하고, 고속열차의 전두부를 길게 하면 공력저항이 증가하여 연간 운영비가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로 설치비가 저렴한 공기역학 구조물인 `압력구배 저감 후드`를 터널 입구에 설치하는 방법이 적용되고 있으나, 성능에 한계가 있었다.

철도연이 개발한 ‘터널 폭발음 저감 후드’는 상어가 고속으로 헤엄칠 때 입으로 유입되는 바닷물의 압력을 감소시키기 위해 양쪽으로 아가미를 벌리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상어 입안과 아가미의 3차원 구조변화로 인한 압력구배 저감 원리를 응용하여 상어 생체모사 후드 구조체를 개발했다.

연구책임자인 김동현 철도연 수석연구원은 “터널 폭발음 저감 성능이 약 84%로 일본, 독일, 중국 등의 터널 후드 구조체 터널 폭발음 저감 성능 50%에 비해 약 30% 이상 우수한 세계 최고 성능이다.”고 밝혔다.

후드 건설비도 후드의 길이가 짧아져 약 40% 정도 절감할 수 있으며, 앞으로는 터널 앞에서 고속열차의 속도를 줄일 필요가 없어졌다.

철도연은 개발한 ‘터널 폭발음 저감 후드’를 초고속 열차모델 터널 주행시험장치에서 최적 설계 축소모델 성능시험을 실시했고, 충북 오송의 철도종합시험선 제5터널에 설치하여 현장시험을 완료했다.

축소모델 성능시험과 실물 현장시험 결과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으로부터 공인시험성적서를 받았고, 미국, 일본, 독일, 중국 등 4국 국제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또한, 상어 생체모사 후드는 내년 완공되는 시속 250km급의 중부내륙철도와 춘천~속초 고속화철도 설계 등에 기술이전하여 기술을 반영했다.

한국은 현재 250km/h급 고속철도의 터널을 세계 최소 단면적으로 건설하고 있다. 터널 단면적 크기의 한계를 상어 생체모사 후드 기술로 극복하게 된 것이다.

연구개발 및 성능시험은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철도기술연구사업으로 수행했다.

나희승 철도연 원장은 “터널의 폭발소음을 줄이는 친환경적인 기술이면서 터널 단면적도 줄이는 경제적인 기술”이라며, “계속해서 첨단 기술로 성능한계를 극복하고,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의 경쟁력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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